내 머릿속에선 하루 종일 콘서트를 한다. (성인 ADHD 증상 시리즈)

ADHD로서 내가 가장 불편하고 약을 안먹었구나 바로 느낄 수 있는 증상은 머릿 속 잡음이다. 정확히 말하면 머릿속에서 늘 노래가 맴도는데, 나는 하루종일 콘서트를 듣고 있는 것 같다. 내 의지와 상관없이 나타나는 성인 ADHD 증상 중 하나다.

머릿속 음악, 성인 ADHD 증상 이라고?

속시끄럽다는 표현이 잘 맞을지 모르겠지만, 정확히 언제부터였는지 기억은 안 난다. 하지만 꽤 자주 나를 괴롭히던 증상이 바로 머릿속 소리다.

영화 인사이드 아웃에 보면, 뇌에서 가끔 껌 광고 CM송 같은 쌩뚱맞은 음악이 머릿속에 재생될 때가 있다, 라는 현상을 설명하는 장면이 나온다. 나는 아직도 그 장면이 뇌리에서 잊혀지지 않을 만큼 공감했는데, 알고 보니 나에게 유난히 더 와닿았던 이유가 내 증상이었기 때문인가 보다.

상담공부를 하면서 교수님께 한번 질문을 한 적이 있는데, 머릿속에서 자꾸 반복적으로 노래가 재생된다고 했더니, 노래라서 얼마나 다행이냐며 긍정적으로 생각해 보라고 하셨다. 그런데 병원에서 이야기 했더니 그게 대표적인 성인 ADHD 증상 이라고 의사선생님이 알려주셨다.

하루종일 터지고, 자기 전, 아침에 가장 심한 콘서트장의 소음

머릿 속에 재생되는 음악은 날마다 다른데, 어느 날은 트로트고(전혀 듣지 않는), 어느 날은 클래식이고, 어느 날은 아이돌이다. 어떤 날은 90년대 음악이고, 어떤 날은 그냥 지나가다 들은 라디오의 CM송 같은 음악일 때도 있다. 스트레스가 되는 것은 처음부터 끝까지 순서대로 재생되는 게 아니라 특정 마디만, 고장난 카세트 테이프처럼 계속 그 부분만 돌려듣는 것처럼 맴돈다는 것이다.

한 번 시작되면 웬만해선 꺼지지 않고, 다른 생각을 하는 도중에도 비지엠처럼 계속 들리는 느낌으로 머릿속을 채운다. 가장 심할 때는 자려고 누웠을 때, 주변이 조용하다 보니 마음대로 켜지기 시작해서 낮보다 더 큰 볼륨으로 들리는 것 같기도 하다. 겨우 잠이 들면 중간에 잠깐 깨거나 아침에 잠깐 눈을 뜨면 다시 자고싶어도 다시 음악인지 멜로디가 재생되기 시작한다.

머릿속이 조용해 지실 거에요

처음 상담을 하고 약을 받았을 때, 의사선생님한테 물었었다. 혹시 제가 ADHD가 아닐 수도 있을 텐데, 약을 먹어보면서 특별히 체크해봐야 할 게 있을까요? 라고. 그때 선생님은 그러셨다.

머릿속이 일단 조용히 지실 거에요.

그리고 나는 처음 약을 받아먹은 날, 조용함이 무엇인지를 느끼게 되었다. 이게 침묵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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